한국 생활 가이드

달력에 빨간 날이 하나 늘었어요: 제헌절, 이게 무슨 날이죠? 🇰🇷

2026년 달력을 넘기다 7월 17일이 빨간색인 걸 보고 갸웃했다면. 18년 만에 다시 공휴일이 된 제헌절이 뭔지, 나는 이 날 쉬는지 짚어봤어요.

2026년 달력을 넘기다 7월 17일이 빨간색인 걸 보고 갸웃했다면. 18년 만에 다시 공휴일이 된 제헌절이 뭔지, 나는 이 날 정말 쉬는지 짚어봤어요.

들어가며

기숙사 벽에 붙은 달력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나요?

"어? 7월 17일이 빨간색이네. 작년엔 그냥 평일이었던 것 같은데."

옆자리 한국인 동료한테 물어봐도 답이 시원치 않을 수 있어요.

"아, 그거 제헌절. 원래 쉬는 날이었는데… 한동안 안 쉬었다가 올해 다시 쉬는 거래."

한국인도 이렇게 어물어물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만한 이유가 있거든요. 이 날은 한국 사람들에게도 "빨간 날이었다가, 아니었다가, 다시 빨간 날이 된" 좀 특이한 이력을 가진 날이에요. 그래서 오늘은 제헌절이 대체 무슨 날인지, 그리고 한국에 사는 외국인인 나는 이 날 쉬는 건지, 하나씩 풀어볼게요.


달력에 빨간 날이 하나 늘어난 이유

먼저 왜 하필 2026년에 갑자기 바뀌었는지부터요.

제헌절은 한국이 1948년에 처음 헌법을 만든 걸 기념하는 국경일이에요. 1949년부터 오랫동안 '빨간 날', 그러니까 쉬는 공휴일이었죠. 그런데 2008년, 주 5일 근무제가 자리를 잡으면서 "쉬는 날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공휴일 명단에서 빠졌어요. 국경일이라는 지위는 그대로였지만, 달력에서는 검은색 평일이 된 거죠.1

그렇게 18년이 흘렀어요. 그동안 한국에서 학교를 다닌 세대는 "제헌절은 안 쉬는 날"로 기억하고 있어요. 동료가 어물어물했던 이유가 여기 있어요.

그러다 2026년, 헌법의 상징성을 다시 살리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으면서 제헌절은 다시 법정공휴일이 됐어요. 2026년 7월 17일, 이 날은 마침 금요일이라 주말까지 3일을 쉴 수 있게 됐고요.2

즉, 여러분이 본 그 빨간 숫자는 착각이 아니에요. 한국 사람들에게도 꽤 오랜만에 돌아온 휴일이랍니다.


그런데 제헌절이 대체 무슨 날이길래?

이제 이 날의 정체를 볼게요.

'제헌(制憲)'은 '헌법을 만들다'라는 뜻이에요. 그래서 제헌절은 한국이 처음으로 자기 나라의 헌법을 세운 걸 축하하는 날이에요. 1948년 7월 17일, 대한민국 헌법이 공포되면서 한국은 헌법에 기반한 민주공화국으로 첫발을 뗐어요.3

재밌는 건 날짜예요. 왜 하필 7월 17일이었을까요?

우연이 아니에요. 조선 왕조가 세워진 날이 바로 7월 17일이었거든요. 새 나라의 헌법을 옛 왕조가 시작된 날에 맞춰 공포하면서, 과거와 이어지는 역사의 연속성을 담고 싶었던 거예요.3 한국 사람들이 날짜 하나에도 의미를 담는 걸 좋아한다는 걸, 이 하나만 봐도 알 수 있죠.

제헌절은 한국의 다섯 국경일 중 하나예요. 삼일절(3월 1일), 제헌절(7월 17일), 광복절(8월 15일), 개천절(10월 3일), 한글날(10월 9일). 이 다섯 날은 나라의 큰 사건을 기념하는 특별한 날들이에요.3 앞으로 한국 달력에서 이 날짜들을 만나면, "아, 그냥 노는 날이 아니라 이런 뜻이 있었지" 하고 떠올려 보셔도 좋아요.


그래서 나는 이 날 쉬나요?

가장 궁금한 건 아마 이거일 거예요. "국경일인 건 알겠고, 그래서 나는 쉬어요, 말아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회사에 따라 달라요"가 정확한 답이에요. 다만 기준선은 있어요.

2022년부터 한국에서는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관공서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장하게 되어 있어요. 제헌절이 2026년에 공휴일로 돌아왔으니,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일한다면 이 날은 원칙적으로 유급으로 쉬는 날이 되는 거죠.4

만약 그날 회사 사정으로 일을 하게 된다면요? 미리 근로자 대표와 서면으로 다른 날과 바꾸기로 합의하지 않은 이상, 공휴일 근무에 대해서는 휴일근로 수당을 더 받을 수 있어요.4 이건 여러분의 정당한 권리예요.

다만 사업장 규모나 근로계약 형태에 따라 적용이 다를 수 있으니, 내가 어디에 해당하는지는 회사나 고용노동부 상담센터(국번 없이 1350)에 한 번 확인해 두시는 걸 권해요.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법적 조언이 아닙니다. 실제 휴일·수당 적용은 사업장 규모와 근로계약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정확한 내용은 회사 또는 고용노동부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치며

낯선 나라에서 달력에 빨간 숫자 하나가 늘어난 건 사소해 보여도, 사실은 그 나라가 어떤 역사를 소중히 여기는지를 보여주는 작은 창이에요.

7월 17일, 제헌절. 이제 이 날이 왜 빨간색인지 아니까, 하루가 조금 다르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오랜만에 돌아온 이 휴일, 부디 잘 쉬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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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notes

  1. 국가기록원, "국경일 - 제헌절", https://theme.archives.go.kr/next/anniversary/publicHoliday.do?anniversaryId=9802000000 / 세계일보, 2026-07-14, https://www.segye.com/newsView/20260714516113

  2. 세계일보, "제헌절, 18년만에 다시 '공휴일' 됐다", 2026-07-14, https://www.segye.com/newsView/20260714516113

  3. 국가기록원, "국경일 - 제헌절", https://theme.archives.go.kr/next/anniversary/publicHoliday.do?anniversaryId=9802000000 2 3

  4. 고용노동부, "관공서의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에 대한 유급휴일 확대 적용 안내(2022.1.1.부터 5~29인 사업장도 적용)", https://www.moel.go.kr/policy/policydata/view.do?bbs_seq=2021120097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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